[신동아방송 경인 = 김효수 기자]
대구시가 최근 몇 년간 무분별하게 아파트 공급을 확대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이 심각한 미분양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과도한 정비사업 추진으로 단기간 대량 입주가 이어지며 악성 미분양이 급증했고, 이로 인해 지역 경제 전반에도 부작용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상식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용인갑)이 대구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구시의 연도별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1년 1만6259가구 ▲2022년 1만9346가구 ▲2023년 3만3103가구 ▲2024년 2만4921가구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2025년에는 1만2832가구로 급감하며 공급 불균형이 극심해졌다.
이 같은 현상은 공동주택 인·허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2021년 2만2767호, 2022년 2만5544호로 정점을 찍은 후, 2023년 1만3962호, 2024년 2996호, 2025년 8월 기준 2273호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문제는 이 같은 ‘단기 폭증–급감’ 패턴이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는 점이다.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는 2021년 1977호(입주 예정 대비 12.2%)에서 2022년 1만3445호(69.5%)로 폭등했다. 이후에도 ▲2023년 1만245호(30.9%) ▲2024년 8807호(35.3%) ▲2025년 8월 8762호(68.3%) 수준을 유지하며 전국 최상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2025년 8월 기준 미분양 세대 수는 경기도(1만513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지만, 인구 대비 비율로는 사실상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 여파로 대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1년 126.7에서 2025년 8월 96.7로 3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관련 산업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건설업계는 2023년 이후 신규 수주가 급감했고, 2025년 1분기에는 전년 대비 24.3% 하락하며 역대급 부진을 기록했다. 부동산중개업계 역시 상황이 심각하다. 공인중개사무소는 2021년 725개소에서 2024년 474개소로 감소했으며, 휴·폐업 비율은 84.6%에서 176.4%로 치솟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가까운 실정이다.
이상식 의원은 “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라는 지역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공급 확대가 지금의 미분양 사태를 불러왔다”며 “시정부는 시장 안정화를 위한 공급 조절과 건설업계 피해 최소화 방안을 즉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대영기자 dypark@sdatv.co.kr